분명 빨래를 돌리기 전에는 양말이 열 켤레, 스무 짝이었습니다. 그런데 건조대에 널려고 보니 열아홉 짝뿐입니다. 저는 세탁기 안을 뒤지고, 이불 커버 속을 털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세제 서랍까지 열어 봅니다. 양말 한 짝은 어디로 간 걸까요. 세탁기 뒤편에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문이라
2시간 전 · 댓글 3개
분명 출근길에 이어폰을 주머니에 곱게 넣었습니다. 감기지도 않았고, 꼬이지도 않았고, 아주 평화로운 상태였죠. 그런데 지하철에서 노래를 들으려고 꺼내는 순간, 이어폰 줄은 이미 해양 로프 수준의 매듭을 완성해 놓고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머니 속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1일 전 · 댓글 3개
폰 화면 구석에서 빨간 불이 깜빡입니다. 배터리 1%. 저는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이 됩니다. 책상 위를 뒤지고, 침대 밑을 들여다보고, 심지어 신발장까지 열어 봅니다. 충전기가 신발장에 있을 리 없다는 걸 알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논리보다 희망이 먼저 움직이니까요. 더 신기
목이 말라 길가 자판기 앞에 섰습니다. 천 원짜리 지폐를 정성껏 펴서 넣었는데, 기계는 세 번이나 뱉어냅니다. 네 번째에야 받아주길래 승리를 확신하며 콜라 버튼을 눌렀죠. 그런데 불은 들어오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저는 기계와 눈싸움을 벌이며 "나 지금 기다리는 중이야"라는
아침 7시, 첫 알람이 울립니다. 저는 눈도 뜨지 않고 손만 뻗어 스누즈 버튼을 누릅니다. "딱 5분만"이라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약속이지만, 침대 위의 저는 매번 진심으로 그 약속을 합니다. 신기한 건 시간의 흐름입니다. 출근 준비할 때의 5분은 양치질 한 번에 끝나는데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저는 반사적으로 닫힘 버튼을 누릅니다. 한 번으로는 불안해서 두 번, 세 번, 어느새 열 번째 연타입니다. 저는 지금 문을 닫는 게 아니라 엘리베이터와 눈에 보이지 않는 연타 대결을 하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버튼을 누르는 순간 문이 정확히 3초 뒤에 닫힌다는 점입
분명 목적이 있어서 냉장고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차가운 바람을 맞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초기화됩니다. 저는 문을 연 채로 우두커니 서서 불빛 아래 반찬통들을 하나하나 심사하듯 바라봅니다. 우유는 아닌 것 같고, 계란도 아닌 것 같고, 김치는 더더욱 아닙니다. 10초쯤 지나면 냉장
봉지에는 분명 '물 550ml'라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계량컵을 꺼내는 사람이 아닙니다. 냄비에 물을 콸콸 붓고 "이 정도면 얼추 맞겠지" 하며 자신 있게 불을 켭니다. 그리고 면이 익을 때쯤 깨닫죠. 이건 라면이 아니라 면이 들어 있는 온천이라는 것을요. 반대로 물을 아끼다
큰맘 먹고 십만 원짜리 프리미엄 메모리폼 고양이 침대를 샀습니다. 사계절 쿠션, 항균 원단, 세탁 가능까지 갖춘 완벽한 침대였죠. 그런데 고양이는 침대를 한 번 냄새 맡더니 "흠, 이건 아니야"라는 표정으로 돌아섰습니다. 대신 고양이가 선택한 곳은 침대가 들어 있던 택배 상자였습니다.
저녁에 소파에 앉아 TV를 켜려는 순간, 리모컨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저는 즉시 수사관 모드에 돌입합니다. 쿠션을 들추고, 담요를 털고, 냉장고 문까지 열어 봅니다. 리모컨이 냉장고에 있을 확률은 0%에 가깝지만, 범인은 늘 가장 의외의 장소에 있는 법이니까요. 10분째 온